영릉 (세종대왕 왕릉) 이 옮겨진 이유는?

[역사저널 391회  ]

능은 죽은 왕, 왕비등 죽은 자들을 위한 공간이지만 능을 조성하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능 위치, 조성방식은 후대인의 정치적 입장이 반영된 경우가 많다. 왕릉은 죽은 사람의 공간이기 보다는 산 사람들의 정치 공간이라고 볼수 있다.  

 

재위 2년만에 문종이 서거하면서 단종이 즉위하게 된다. 충신들에게 힘있는 수양대군은 왕권을 위협하는 존재이자 멀리해야 하는 존재였다 .이에 수양대군은 살아남기 위해 김종서에게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1453년 단종 1년 발톱을 드러낸 수양대군이었다. 무력으로 조카인 단종을 밀어내고 왕의 자리에 오른것이다. 그러나 야심의 대가인지 세조의 뒤를 이를 맏아 의경세자가 세상을 떠난다. 세조는 이 비극을 아버지 세종의 능을 옮기는 것으로 비극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헌릉

세종대왕 묫자리 

세종은 죽기전에 아버지 태종 헌릉 옆에 묻히기를 원했고 실제로 서울 내곡동에 조성을 한다.  세종은 신하들에게 태종(헌릉) 주변을 살피라고 명했고 이때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사람이 수양대군이다.  이곳에 구영릉 자리를 본 지관(풍수설에 따라 집터나 묏자리의 좋고 나쁨을 가려내는 사람)이였던 최양선은 충격적인 말을 한다.  

 

구영릉

 

 

묫자리 저주 

세종이 정한 자리 묘를 쓰면 손이 끊어지고 맏아들을 잃는다고 했던 것이다. 이에 많은 신하들이 능 조성에 반대를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 태종 옆에 묻치겠다고 이야기했고 돌아가시고 나서 효자였던 문종은 아버지의 소원대로 왕릉을 조성하게 된다.  

 

최양선의 말

 

1450년 세종 승하 후 왕위에 오른 문종은 조선최초의 적장자 계승이었다. 그러나 즉위 2년만인 1452년 39세의 나이로 승하한다. 원래도 병약했던 문종은 아버지 세종의 삼년상을 치르며 건강이 악화되어 사망한 것이다.  묘자리에 대한 저주인지 이후 조선왕조 27명의 왕 가운데 적장자 출신은 단 7명뿐이었다.

 

문종이 죽은 이유

 

이후 세조가 왕이 되었는데 그 다음에도 세조의 장자 의경세자가 20세의 나이로 죽은 것이다.  그러나 예종이 왕위에 오른 후 또 다시 인성대군이 요절한다. 끊이지 않는 적장자의 죽음으로 세조는 아버지의 능을 옮기기로 결정한다.  

 

장자 사망

세조의 입장에서 능을 옮기려는 이유는 단종에 대한 죄책감 왕위 계승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져 부담을 느꼈고 각종 스트레스와 함께 피부병을 앓았던 세조였다.  

 

그러나 세종의 능을 옮기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여려번 능을 옮기려 했으나 신하들의 반대로 실패했고 세조가 죽을 때까지 세종의 능은 옮겨지지 않았다. 이후 1468년 세조의 둘째 아들 예종이 즉위하면서 즉위 그해에 세종의 능을 옮기게 된다.  그래서 영릉은 여주로 옮겨지게 된다. 영릉으로 세종의 능을 옮긴 사람은 세조가 아니라 예종이다.  

 

여주 영릉

 

이렇게 천릉이 시작되었다. 천릉은 조선왕릉만의 특수한 현상이었다. 천릉은 조선시전에는 없었고 중국에도 없는 문화이다. 왕릉 조성은 산릉도감이라는 기관에서 1차로 기획을 하게 되고 5~10곳의 명당을 후보지로 선정한 후 왕이 직접 3곳을 선택하고 지관들이 최고의 길지를 선정한다.  

 

 

영릉으로 옮긴 후 혜택 

 모든 왕의 즉위는 국상을 치르고 선왕의 능을 조성하는데서 시작된다. 세조는 이를 생각해 석실과 병풍석을 만들지 말라고 유언했다. 예종은 아버지의 유언대로 능을 조성하고 할아버지 세종의 무덤도 이전한다. 이후 조선왕릉은 회격릉의 형식을 지니게 됐다.   

 

세종의 무덤이 서울 내곡동에서 여주로 옮겨지면서 여주시는 큰 혜택을 입었다. 여주 휴게소는 훈민정음으로 장식되었고 여주 쌀도 대왕님표로 브랜드가 바뀌는가 하면 여주의 도시 브랜드 가치가 세종의 능이 오면서 수직상승한 것이다.  이렇게 여주로 능을 옮기고 나서 성종이 왕위에 오른후 왕위계승은 무탈하게 이어졌다.

 

 이후로 이런 말이 전해졌다. 영릉가백년  

 

 

세종의 묘(무덤) 를 예종은 왜 이장했나?

 

홍릉 누구의 능일까? (황릉과 왕릉의 차이점)